미술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주 주말, 2022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 다녀왔다.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입구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전시장 안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혼돈의 전시장 속에서 유난히 많이 보이는 부스가 있었는데, 바로 그림을 판매하는 갤러리 부스 였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방문했던 KIAF SEOUL 2021에서 눈에 익혔던 작가님들의 작품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볼 수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었다. 작품들 옆에는 판매를 알리는 '빨간 스티커'가 가득 차 있었고, 신인 작가들의 아트 포스터를 구매하는 행렬도 이어졌다. 그림을 수집하는 컬렉터가 아니더라도 인테리어를 위해, 투자를 위해, 나를 표현하기 위해 '좋은 그림'을 한 두점씩 구매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의 글에서는 미술이 일상의 예술적 경험으로 자리 잡게 도와주는 '핀즐'이라는 서비스를 소개하고, 린 분석을 통해 제품의 성장단계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Montyly Artwork, pinzle
핀즐은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넷플릭스처럼 월 구독료만 내면 정기적으로 그림(진품을 모방한 포스터 작품)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아트 저작권(IP) 플랫폼이다. 2017년 9월 창업한 핀즐은 매월 새로운 그림을 잡지구독하듯 받아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월 국내외 아티스트 1명을 선정해 직접 인터뷰한 뒤 해당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리플렛과 작품을 인쇄한 대형 포스터 1점을 구독자에게 배달해준다. 우리 집에도 핀즐의 그림이 자리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크라우드펀딩 '와디즈'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림으로 풍성해지는 인테리어 덕분에 구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pinzle의 Business Model
핀즐 그림 정기구독
매 월 새롭게 배송되는 작품은 일상과 공간을 정기적으로 리프레시 합니다.
2018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였고, 구독자 수 기준 국내 1위를 5년째 지키고 있습니다.
핀즐 12 리미티드 에디션
합리적인 금액으로 아트 인테리어와 아트 컬렉팅을 한 번에 해결합니다.
최소 100점 이상 찍어내는 리미티드 에디션 시장에서, 12점 한정이라는 파격적인 희소가치를 제시하였습니다.
아티스트와의 계약을 통해 단 12점 한정 판매되며, 작품 뒷면 보증서에 에디션 넘버가 기재됩니다.
핀즐 아트 컬래버레이션
핀즐과 함께 지구 반대편의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하세요.
핀즐은 국내 최다 해외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LG, 기아자동차, 현대카드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핀즐은 이외에도 성장하는 아이들의 영감을 위한 '핀즐 키즈', 해외 아티스트의 원화를 직수입하는 '핀즐 오리지널', 해외 아티스트의 디지털 작품 '핀즐 NFT' 등의 사업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핀즐을 린하게 분석하자
린 분석에서는 사업 모델과 성장 단계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우고, 현시점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를 찾아 상황에 맞게 응용할 수 있도록 목표 기준을 결정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31가지의 사례연구와 13가지의 패턴, 14가지의 과제를 수록하여 사업 성공에 도움을 준다.
린 분석의 핵심 아이디어는 사업 모델과 성장 단계를 알아내어 현재 가장 중요한 OMTM을 추적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초기 단계의 회사나 프로젝트에 내재된 많은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고 섣불리 성장을 추구하지 않고 진정한 니즈, 잘 정의된 솔루션, 고객 만족의 탄탄한 토대 위에 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
린 분석의 사업 모델 6가지
제품의 서비스 유형에 따라서 중점을 둬야 하는 지표들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제품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핵심지표 및 기준치를 설정할 수 있다.
- 전자상거래
- 주문형 소프트웨어 (SAAS)
- 무료 모바일 앱
- 미디어 사이트
- 유저 콘텐츠 서비스
- 마켓 플레이스
핀즐은 어떤 사업 모델에 속할까?
전자 상거래 유형
핀즐의 제품 유형은 전자 상거래 유형에 속한다. 전자상거래는 컴퓨터 등을 이용해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 상에서 이루어지는 제품이나 용역을 사고파는 거래행위를 말한다. 핀즐은 PC와 모바일을 통해 구독자에게 포스터를 판매하고 있으며 구독형 모델과 1회성 판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에게 포스터를 판매하는 B2C 채널뿐만 아니라 B2B 채널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핀즐의 한정판 작품들은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갤러리아 VIP라운지 등에서 전시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핀즐의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약 1000여 점의 작품을 판매 중이며, 사옥이나 호텔 등 아트 인테리어 컨설팅 및 작품 납품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매출의 약 50%를 차지한다”라고 밝혔다.
마켓 플레이스 유형
핀즐의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외 아티스트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주는 마켓 플레이스 유형에도 속한다고 분석했다. 핀즐은 현재 40여 명의 소속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1100여 그림 작품에 대한 IP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핀즐의 가장 큰 경쟁력이며 다양한 해외 아티스트의 작품에 대해 한국 내 독점 라이선스를 지녀 다양한 제품으로의 확장도 가능하게 한다. 더 놀라운 점은 해외 아티스트들의 한국 라이선스를 무료로 받아온다는 점이다. 해외 작가들은 앞으로 한국에서 작품을 팔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핀즐에게 권리를 부여한다. 핀즐은 원활한 협상을 위해 한국에 소개된 적 없는 작가만 접촉하며, 핀즐은 그림을 얻고 작가들은 홍보 창구를 얻는 WIN-WIN 계약이 성사되어 별도의 대가 수수 없이 계약이 진행된다고 한다.
린 분석의 성장 단계
린 분석에서는 제품의 상황에 따라 성장 단계를 다음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공감 - 흡인력 - 바이럴 - 매출 - 확장
핀즐은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을까?
린 분석의 성장 단계 5단계 중 핀즐은 현재 어느 지점에 도달하였으며, 앞으로 어떠한 전략을 펼칠 것인가에 대해 분석해보자 한다.
핀즐을 널리 알려주세요.
핀즐은 흡인력 단계를 돌파하여 바이럴 단계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핀즐은 현재 1억 원 정도의 엔젤 투자를 받은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 머물러있다. 핀즐의 구체적인 재무성과 등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창립 이후 2년 연속 매출 두 배 이상 성장 및 BEP 도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매출 단계로 볼 수 없는 이유는 핀즐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핀즐은 2017년 와디즈 펀딩을 통해 '그림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시장에 알리게 되었다. 당시 펀딩은 성공적이었다. 1차 펀딩에서 46,757, 500원의 펀딩금액과 약 500명의 구독자를 창출했다. 현재 구독자는 약 3배 늘어난 1,500여 명이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성장시키고 있지만, 와디즈 펀딩 이후 B2C 마케팅 활동을 통한 구독자 유입 과정이 부재했다. 핀즐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SNS 채널을 확인해보면 경쟁사인 오픈갤러리의 SNS 채널보다 구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다소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바이럴 단계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B2B를 활용한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핀즐의 매출 50%가 B2B 채널에서 일어나는 만큼, B2B 채널은 핀즐의 중요한 마켓이다. 핀즐은 브랜드, 공간, 제품등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IP매출을 발생시키며, 동시에 핀즐의 그림을 더 많은 고객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핀즐은 이를 잘 활용하여 강남구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현대백화점 목동점 글라스 하우스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바이럴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핀즐이 지금 집중해야 하는 OMTM
린 분석을 통해 핀즐은 전자 상거래 유형 및 마켓 플레이스 유형의 사업 모델에 속하며, 현재 5단계의 성장 단계 중에서 바이럴 단계의 초입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핀즐의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모니터링해야 하는 지표는 어떤 것 있을까?
바이럴 계수
바이럴 계수는 기존 사용자가 생성하는 신규 사용자의 수를 의미한다. 바이럴 단계에 진입한 핀즐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바이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바이럴 계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바이럴 사이클 기간을 측정하여 확산 속도를 빠르게 전환시켜야 한다. 현재 핀즐은 마케팅 활동을 거의 하고 있지 않지만, 구독자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구독자들을 통해 신규 유입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구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포스터를 덤으로 증정하여 친구나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면, 핀즐에 대한 로열티 상승효과와 신규 고객에 대한 홍보 활동을 함께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핀즐은 흡인력 단계를 어떻게 돌파했을까?
핀즐은 창업자인 진준환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결혼하고 신혼집을 꾸밀 때, 그림 한 점을 걸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당시 좋아하는 수많은 해외 아티스트들의 SNS를 팔로우했다고 한다. SNS에서 보는 트렌디한 느낌의 작품이나 포스터를 걸고 싶었지만 국내에서는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기 어려웠고, '누가 알아서 집이나 사무실에 매 달 한 점씩 핫한 아티스트들의 좋은 그림을 걸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창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핀즐은 이에 크라우드 펀딩인 와디즈 펀딩을 통해 '그림 정기 구독 모델 MVP'를 기획했다. 크라우드 펀딩의 반응을 통해 소비자가 진준환 대표와 같은 니즈를 갖고 있으며, 그림 정기 구독 모델이 솔루션이 될 수 있음을 펀딩 성과로 증명했다. 또한, 총 4차례 펀딩을 진행하며 쌓아온 고객의 정성적·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프로덕트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성장시켰다.
가장 대표적인 개선 사례는 핀즐의 AR KIT로 볼 수 있다. 핀즐은 펀딩을 진행하며 고객의 다음과 같은 사례를 접하게 되었다.
사례 1.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았는데, 이 작품이 내 공간에 어울릴지 모르겠어요.
사례 2. 이 작품의 실제 사이즈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잘 안 돼요.
사례 3. 작품을 선물하고 싶은데 상대방의 취향이나 인테리어 상황을 몰라요.
이에 핀즐은 고객의 불편함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 '공간과의 어울림'이 가장 중요한 요소 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AR-KIT 솔루션을 개발하여 AR-KIT를 부착하고,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여 AR(증강현실)을 통해 실패 없는 아트 컬렉팅을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미지 출처 및 참고자료>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3&page=1&t_num=13612120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6/2020041604246.html
https://www.wadiz.kr/web/wcampaign/search?keyword=%ED%95%80%EC%A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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